Page 7 - 월간붓다 2018년 11월호 (Vol 3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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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검절약하게 살지만, 인색한 인생은 살지 말자
구하고 물금역까지 밤새 가서 다시 미니버스를 타고 통도사를 갔습니다. 하루 밤 일정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통도사에 고속전철로 두 시간이면 가고옵니다. 수서역에서 구룡사까지 10분
거리입니다. 5
이처럼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진화되어가고 있습니다. 월 다 붓 간
우리들은 그 어느 시대보다도 생활의 편리함과 물질의 풍요 속에 살고 있습니다. 이렇게
세상이 좋아졌는데도 목마름의 소리는 더 커져만 가고 삶에 대한 희망보다 포기와 체념의 11 월 호
그늘이 더 드리워져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생활이 불편하고 가난하고 어려웠던 시절에도
근검절약하면서 희망의 삶을 살았는데, 지난 시절을 되돌아보면서 스스로 변화하려고
노력하고 본래 자리로 돌아오려는 노력을 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집착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그리고 유수와 같이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들은 어떠했는지, 앞으로 살아가야 할 시간은 또 얼마나 남았는지
내가 서 있는 자리에서 전후좌우를 살피며 살았으면 합니다. 집착할 수도 없는 것에 집착하다
보면 불길 같은 고통과 괴로움만이 항상 할 뿐입니다.
세상에는 두 유형의 사람이 있습니다. 한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이고 또 한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이 두 유형의 사람 중에 불자들이라면 지혜로운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지혜로운
사람이라고 해서 따로, 다른 세상에서 사는 사람은 아닙니다. 지혜로운 사람이든 어리석은
사람이든 한 공간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목조건물을 짓는 공간에 비유하자면 어느 때는 주춧돌 역할도, 어느 때는 기둥 역할도, 어느
때는 대들보 역할도, 어느 때는 서까래 역할도, 어느 때는 기왓장의 역할을 하면서 살아가는
게 세상 사람들이 살아가야하는 모습입니다.
그 모습 속에서 선근善根과 보리심菩提心과 지혜로운 삶을 살아가면 됩니다. 그러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자신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자 노력하면서 살면 됩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더 적극적으로, 능동적으로, 진취적으로, 무아지경無我之境에 이른 것처럼, 삼매三昧에
깃든 것처럼 살아갔으면 합니다.
그렇게 살다 보면 스스로를 옭아매었던 무거운 짐들을 훌훌 털어낼 수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랬을 때 거기에서 상상하지 못한 미래의 행복한 문이 활짝 열릴
것입니다.
『보리도차제론菩提道次第論』에서도 이렇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중생들이 삼악도에서 받는 고통이 얼마나 견디기 어려운 것인가를 알게 되면 자
연히 악한 일을 꺼리고 두려워하는 생각을 일으키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