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7 - 월간붓다 2020년 1월호 (Vol 3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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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먼 나라의 과수원





                                   키가 크고 몸이 튼실한 나무들

                                   아직 하늘이 푸른지

                                   바다의 갈매기들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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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로 날아가는지

                                   보지 못하였다고 한다

                                   아직 히말라야의 설산은                                                                     1 월호

                                   얼마나 높이 솟아있는지

                                   잉카의 황금투구는

                                   누가 쓰고 있는지

                                   모른다고 한다

                                   어쩌면 세상에는

                                   보지 않아도 될 그 무엇들이 많아서인가

                                   펼쳐둔 책장들

                                   하얀 식탁보들

                                   오래된 피아노 건반 위의 악보들

                                   바쁘게 날아가던 새떼

                                   들 항아리에

                                   가득 담긴 술과 향기들 넘쳐나지만

                                   누구 권하거나

                                   먹을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지금은 몇시인가

                                   세상은 너무 멀고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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