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6 - 월간붓다 2020년 1월호 (Vol 3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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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심불심詩心佛心




                          눈 먼 나라의 과수원






                                                           ●

                                                      현담스님














                                  시간을 알 수 없는 어느 땅에

                                  눈 먼 과수원이 하나 있다고 한다

                                  이 나라 나무들은 모두

                                  눈이 멀고 귀가 들리지 않는다고 한다

                                  나무들뿐만 아니라

                                  해와 달과 흐르는 물까지

                                  다 눈이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기르는 염소와 닭들은

                                  새벽을 부르지 못한다고 한다

                                  아침은 저녁을 부르고

                                  저녁노을들 아침을 불러보지 못한다고 한다

                                  마다가스카르의 바오밤나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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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심불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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