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6 - 월간붓다 2020년 6월호 (Vol 388호)
P. 66
인간불교
대답한 내용이 달라지자 동쪽 절의 사미는 이번에도 일순간 아무 말도 하
지 못하고 사실을 말하자, 이번에도 스승은 그를 꾸짖으며 말했다.
“바람이 없다면 또 어디로 갈 것인지 물어봤어야지!”
동쪽 절의 사미는 기회가 오기만 기다렸다. 드디어 거리에서 두 사람은
또 마주쳤다. 동쪽 절의 사미가 아주 득의양양하게 물었다.
“오늘은 어디로 가는가?” 서쪽 절의 사미는 그 순간 아주 솔직하게 말
했다.
“난 채소 사러 시장 간다네.”
‘채소 사러 시장 간다’는 말은 지극히 일상적이고 간단한 답변이지만, 이
답변 속엔 수 없는 과정과 성찰이 담겨 있습니다. 특히 ‘사성제에서 사홍서
원까지’라는 대소승 불교 융합의 전개에 대해 정통한 지혜와 인식 능력이
없이 둘을 연관 지으려 한다면 원만한 이해를 이룩하기는 당연히 쉽지 않
을 것이다.
<인간불교 끝>
66
인간불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