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0 - 월간붓다 2018년 02월호 (Vol 36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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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초기획(Ⅱ) / 개에 관한 불교설화
청신사 집의 흰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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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부처님께서 사위국의 기원정사에 계실 때의 일이다. 어느 날 부처님께서 탁발을 하러 마
노의 집을 들렀는데, 마노는 출타 중이었고 흰 개 한 마리가 대청마루 위에서 음식물을 먹
고 있다가 부처님께서 그 집안에 들어오시는 것을 보고 크게 짖어댔다.
부처님은 흰 개에게, “그렇게 짖지 말고 꾸중을 듣거든 짖도록 하라.”라고 말씀하셨다.
그러자 흰 개는 부처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듣고 정원수가 있는 곳에서 슬픈 표정을 지으
며 짖어댔다. 부처님이 돌아가시고 집 주인이 돌아와서 이 광경을 보고 집안사람들에게
자초지종을 물었다.
자초지종을 들은 집주인은 크게 화를 내면서 기원정사로 달려갔다.
부처님께서는 그때 기원정사에서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설법을 하고 계셨다. 그가 달려
오는 것을 보시고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마노가 오는 것이 보이느냐? 저 마노는 지금 당장 죽으면 반드시 곧 지옥으
로 떨어질 것이다. 그는 지금 나에게 매우 노한 마음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
들은 성난 마음 때문에 사후에 지옥에 떨어지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동안 그는 부처님 처소에 와서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께서는 오늘 저희 집에 오셔서 흰 개에게 무슨 말씀을 하셨기에 대청마루에서 내
려와 정원수 아래에서 슬픈 표정을 짓고 있습니까?”
“음, 그래? 나는 오늘 아침 탁발하러 나갔다가 너희 집에 들렀는데, 흰 개가 나를 보고
심하게 짖어대기에, ‘꾸중을 듣거든 그때 짖어라.’고 말했었다. 그러자 그 흰 개가 화가 났
는지 마루에서 내려와 정원수가 있는 곳으로 가서 미친 듯이 짖어 대다가 지쳐서 누워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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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것이다.”
기 획 정 초
부처님께서 이렇게 조용히 그 연유를 말씀하시자 그는 마음이 불안해졌는지 흰 개와 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