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9 - 월간붓다 2018년 11월호 (Vol 3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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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귀오계의 인간불교적 의미





                 삼보에 귀의해도 계율의 규제는 없다. 그러나 귀의한 뒤 언행에서 전과는 다른 변화가 보여
               야 한다. “나는 불교신도가 되었으니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반성하며, 부처님의 자비를 행하
               고, 불교 행사에 참여하며, 불교 사업을 지켜나가겠다”는 생각을 항상 가져야 한다. 삼보에 귀                                  57
               의한 사람은 반드시 바른 앎(正知)과 바른 견해(正見)를 가지고 인과를 깊이 믿어야 한다. 모든                                  간 월 다 붓
               악한 행동을 하지 말고 선행을 해야 불법을 받아 쓸 수 있으며, 믿음에 따른 이로움을 얻을 수
               있다.                                                                                           11 호 월


                 ‘귀의삼보’의 질문에 대한 대답은 여기서 마치고, 이번에는 ‘수지오계受持五戒’에 대한 풀이를
               하겠다.


                 ① 수계는 속박인가?
                 사람들은 계를 받으면 일상에서 ‘이러면 안 되고, 저러면 안 된다’ 등 ‘속박이 늘어나는 것 아

               닌가? 그래서 자유롭지 못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굳이 수계를 받고 스스로를 구속
               할 필요가 무엇 있는가?”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사실 자유를 잃고 감옥에 갇힌 사람들의 근본 원인은 모두 오계를 범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살인, 상해, 훼손은 ‘살생하지 말라’는 계를 범한 것이다. 탐오貪汚, 침략, 탈취, 약탈, 겁
               탈, 납치 등은 ‘도둑질 하지 말라’는 계를 범한 것이다. 강간, 윤락, 유괴, 이중결혼, 인신매매
               와 풍습을 어지럽히는 것은 ‘사음하지 말라’는 계를 범한 것이다. 비방, 배신, 모함, 위증, 유
               언비어, 무고, 협박 등은 ‘거짓말하지 말라’는 계를 범한 것이다. 독약의 판매 및 흡입, 운반과
               술·담배를 하는 것 등 자극적인 식품은 사람의 정신을 해칠 수 있으므로 모두 독극물로 치
               며, ‘술을 마시지 말라’는 계를 범한 것이다. 이 오계를 범했기에 감옥에 몸이 묶이고 자유를
               빼앗기게 되었다. 그러므로 수계는 곧 법을 지키는 것이다. 오계를 지키고 오계의 진정한 의
               미를 아는 사람만이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있다. 그러므로 계의 참된 의미는 속박이 아니라
               자유이다.


                 ② 나라에는 국법이 있고, 불교에는 오계가 있다. 국가의 형법과 오계는 어떻게 다른가?

                 불교신자가 계법을 지키는 것은 학생이 교칙을 따르고 국민이 법률을 준수하는 것과 같다.
               다른 점은 교칙과 법률은 외부에서 오는 속박이며 타율他律에 속하지만, 불교의 계율은 마음속
               에서 일어나는 자신에 대한 요구이므로 자율自律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국가의 법률은 외부적 힘으로 사람을 규제하고 강제로 범죄를 저지르지 못하게 한다. 그러
               나 불교의 오계는 다섯 가지 악한 일을 저지르지 않게 자신의 마음에서 저절로 우러나와 받드
               는 것이다. 그러므로 국가의 형법은 발생한 범죄의 처벌에 중점을 두지만, 불교의 계율은 발
               생하지 않은 범죄의 예방에 중점을 둔다. 두 가지 신행공덕信行功德은 분명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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