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8 - 월간붓다 2020년 1월호 (Vol 3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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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지식을 찾아서 / 청허 휴정(淸虛 休靜, 1520~1604)①
조선불교의 중흥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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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후
동국대 불교학술원 교수
조선시대 불교사를 잘 알지 못하는 이라 할지라도 서산대사로 알려진
청허 휴정과 제자 사명 유정은 알고 있다. 임진왜란 당시 나라를 구했던
구국의 인물로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불교가 탄압과 소외
만으로 각인된 결과이다. 세간은 그 이상을 궁금해 하지 않는다.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선조는 평양으로 피난하였다가 다시 의주로 피난하
였다. 왕은 묘향산으로 사신을 보내어 나라의 위급함을 알리고 휴정을 불
렀다. 선조는 “나라에 큰 난리가 발생했는데 산인山人이라고 해서 어찌 스
스로 편안히 있을 수가 있겠는가.”를 물었고, 휴정은 “늙고 병들어 싸움에
나아가지 못할 승려는 절을 지키게 하면서 나라를 구할 수 있도록 부처에
게 기원하도록 하고, 나머지는 자신이 통솔하여 전쟁터로 나아가 나라를
구하겠다.”고 하였다.
휴정은 전국에 격문을 돌려서 각처의 승려들이 구국에 앞장서도록 하였
다. 이에 제자 처영處英은 권율權慄의 휘하에서, 유정은 금강산에서 1,000
여 명의 승군을 모아 평양으로 왔다. 휴정은 문도 1,500명의 의승義僧을
순안 법흥사法興寺에 집결시키고 스스로 의승군을 통솔하였으며, 명나라
군사와 함께 평양을 탈환하였다. 이때 명明 나라의 경략經略 송응창宋應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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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제독提督 이여송李如松 및 삼협三協 총병摠兵 이하 장좌將佐들이 휴정의
선지식을
이름을 듣고서 다투어 첩帖을 보내 경의를 표하기도 하고 시詩를 증정하여
찬미하기도 하였는데, 그 말과 예우하는 뜻이 지극히 경건하였다.
찾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