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0 - 월간붓다 2020년 1월호 (Vol 3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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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지식을 찾아서 / 청허 휴정(淸虛 休靜, 1520~1604)①
달하였으며, 후학을 영도하면서 일방一方의 종주宗主가 된 자들 역시 4, 5
인을 밑돌지 않았으니, 정말 성대했다고 할 만하다.”고 하였다.
사명 유정四溟惟政·편양 언기鞭羊彦機·소요 태능逍遙太能·정관 일선
靜觀一禪·현빈 인영玄賓印英·완당 원준阮堂圓俊·중관 해안中觀海眼·청
매 인오靑梅印悟·기암 법견寄巖法堅·제월 경헌霽月敬軒·기허 영규騎虛靈
圭·뇌묵 처영雷默處英·의엄義嚴 등은 휴정의 제자 가운데 특히 유명하였
으며, 유정·언기·태능·일선의 네 사람은 가장 대표적인 제자로서 휴정
문하의 4대파를 이루었다.
휴정의 문하가 조선의 하늘을 드리운 본격적인 계기가 되었다. 이들에
의해서 폐허가 된 조선의 불교가 다시 일어선 것이다. 법통과 법맥이 확립
되었고, 수행전통이 옛것을 면면히 계승하게 되었다. 특히 편양 언기는 우
선 태고 보우太古普愚를 조선불교의 임제종臨濟宗 해동초조海東初祖로 선언
하였다. 이것은 고려 말부터 수립된 나옹懶翁 중심의 법통을 부정하여 당
시에도 논란의 여지가 많았지만, 스승 휴정의 선사상과 임제종 법통에 대
한 언급은 편양이 태고법통을 수립하는 결정적 기초가 되었다. 이른바 편
양은 휴정의 비문과 『청허집』의 서문을 다시 찬술하여 태고법통을 당시 불
교계에 확고하게 선언하였다. 이것이 휴정이 조선불교에 끼친 두 번째 공
적이다.
휴정의 저술은 『선가귀감禪家龜鑑』, 『선교석禪敎釋』, 『운수단雲水壇』 각각
한 권과 『청허당집淸虛堂集』 8권이 세상에 인행印行되어 있다. 그는 『선가
귀감』에서 “세존世尊께서 세 곳에서 마음을 전하신 것이 선지禪旨가 되고
부처님께서 일생에 말씀하신 것이 교문敎門이 되었다. 그러므로 선은 부
처님의 마음이요, 교는 부처님의 말씀이다.”라고 하였다. 세 곳은 “다자탑
앞에서 자리를 절반 나누어 앉으심(多子塔前다자탑전 分半座분반좌)이 첫째
요, 영산회상에서 꽃을 들어 보이심(靈山會上영산회상 擧拈花거염화)이 둘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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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사라쌍수 아래서 관 속으로부터 두 발을 밖으로 내보이심(沙羅雙樹사라
선지식을
쌍수 示雙趺시쌍부)이 셋째이니, 이른바 가섭존자迦葉尊者가 선의 등불을 따
로 받았다는 것이 그것이다.”라고 하여 말로써 전할 수 없는 것이 선지禪
찾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