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4 - 월간붓다 2024년 4월호 (Vol 43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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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열리는 불서이야기 / 현대와 불교사상
의 탐욕을 충족시키는 도구로 삼아 자연을 지배하고 자연을 파괴했
다. 서구인들은 자연을 지배하고 파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술의
힘이 없는 다른 민족들까지 지배하기 시작했다. 산업혁명 이후 서구
인들은 약소국들을 침략하여 식민지로 만들고, 지배하면서 착취했
던 것이다. 과학기술의 힘은 이렇게 자연을 지배하여 도구로 삼을
뿐만 아니라, 힘없는 사람을 지배하여 도구로 삼는다. 그 결과 자연
의 파괴와 환경의 오염을 야기했고, 인간성을 파괴했으며, 지구상에
끊임없는 전쟁과 투쟁과 갈등을 불러일으켰다. 오늘까지도 지구상
에는 전쟁이 그치지 않고, 인종과 사회계층 사이의 갈등과 투쟁이
계속되고 있으며, 자연의 파괴와 환경의 오염은 나날이 심해지고 있
다. 과학기술을 터득함으로써 인류는 힘을 얻은 것이 아니라 갈등과
투쟁과 위기를 자초한 것이다. -19쪽
붓다가 이야기하는 이러한 연기의 과정은 논리학에서 ‘표상-비
교-추상-총괄-명명’의 순서로 이루어지는 개념화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6입과 촉은 표상을 얻는 과정이고, 수는 비교하는 과
정이며, 애는 추상하는 과정이고, 취는 총괄하는 과정이며, 유는 명
명命名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논리학에서는 이러한 개념화 과정을 객관세계에 대한 주관, 즉 이성
의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사유작용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인간의 세계
이해에 필수적인 것으로 본다. 그러나 붓다는 이러한 개념화 작용이
세계의 실상을 왜곡하고 있다고 본다. 붓다에 의하면, 개념화 작용은
순수한 이성의 사유작용이 아니다. 경험의 내용이 개념화하는 과정
에는 이성보다는 감정과 의지가 크게 작용한다. -95~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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