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0 - 월간붓다 2024년 4월호 (Vol 43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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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불교
살아있음은 독자적 혹은 독립적인 상태가 아니기 때문이다. 생명은 독립적
일 수 없다. 다른 존재에 의존함으로써 비로소 살아갈 수 있다. 일찍이 석
가모니는 상의상존(相依相存, 연기법)을 설하셨다.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이것이 생기므로 저것이 생긴다.
이것이 없으면 저것도 없고
이것이 사라지면 저것도 사라진다.
『잡아함경』 제30권 335경 「제일의공경」
부처님은 이것이 생명의 근거이며, 본질이라고 강조하셨다. 연기법은 불
교의 근본이치로서만이 아니라, 세상 온갖 것의 생성과 소멸의 이치를 아
우른다. 인간과 인간 사이의 평화, 인간과 자연의 관계가 애초에 조화로움
에 기초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불교 외의 종교와 사상에서도 그 심층에서
는 연기법을 바탕으로 삼고 있다. 불교에서 유독 연기법을 강조했는데, 이
는 세상을 조화롭고 평화롭게 일구는 더없는 이치이기 때문이다.
자연과학의 한 분파인 생태학은 연기법과 매우 밀접하다. 불교의 입장
에서 보면, 생태학은 연기법의 적용이라 할 수 있으며, 인간의 삶에 직접
적으로 기여하는 과학의 한 분류이다. 산성비의 문제, 호수와 강의 부영
양화를 밝혀낸 것은 생태학이었다. 생태학에서도 세상의 모든 존재들은,
그것이 생물이건 무생물이건 상의상존하는 관계들의 넘나듦이라고 본다.
인간은 지구에 기대어 산다. 지구는 인간의 생존에 필요한 모든 것을 제
공한다. 먹여주고 입혀주고 살 곳을 준다. 부모와 같은 존재이다. 그러므
로 나에게 자연 즉 지구는 공경의 대상이다. 요 몇 년 사이 내가 알게 된
새로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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