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5 - 월간붓다 2018년 02월호 (Vol 36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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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들가지 위로 부는 봄바람






                     無戀亦無厭
                                      좋아함도 없어지고 싫어함도 없어져야
                     무연역무염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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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始是消遙人
                                      비로소 자유롭게 노니는 사람이리라
                     시시소요인                                                                                   2 호 월


                 우리 몸 자체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다가오는 상황이나 만남과 헤어짐에 담담해질 수 있으면
               더 좋은 일이다. 잘 알려져 있는 법구경의 한 구절을 읽어본다.


                     不當趣所愛
                                      좋아하는 것에 집착하지도 말고
                     부당취소애


                     亦莫有不愛
                                      싫어하는 것도 가지지 말지니
                     역막유불애


                     愛之不見憂
                                      좋아하는 것은 못 봐서 근심이 생기고
                    애지불견우


                     不愛亦見憂
                                      싫어하는 것은 보게 돼서 근심이라네
                     불애역견우


                “사랑하는 사람은 만들지 말고 미워하는 사람도 만들지 말라. 사랑하는 사람은 못 만나서 괴
               롭고 미워하는 사람은 만나서 괴롭다네” 하는 내용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 구절이기도 하다.
               한문에서 뜻을 살펴보면 사람과 상황 전체에 포괄적으로 해당하는 뜻이 읽어진다.
                 눈앞에 닥쳐올 상황이나 나에게 주어진 직위와 자리가 사실은 금강경의 가르침대로 꿈이고

               허깨비임을 꿰뚫어 알아차릴 수 있으면 좋아하지도 않고 싫어하지도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지
               나간 것은 그런대로 꿈이고 허깨비라고 알아차리면서도 현재의 나에게 주어져 있는 것이 꿈
               이고 허깨비라고 하면 그만 서운한 생각이 드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인지상정이다.
                 지위가 그리 높지 않은 사람에게 당신의 현재 지위가 꿈이요 허깨비인줄 아시오 하고 말해
               주면 ‘그래요, 더 높은 자리로 갈 수 있다는 말입니까’ 하면서 오히려 반가워할지도 모른다. 허
               나 무척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에게 그 지위가 잠시 역할을 맡은 것일 뿐이고 허깨비이며 꿈
               이요 하고 말해주면 선뜻 수긍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나중에 혹 염라대왕을 만나게 되면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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