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0 - 월간붓다 2018년 03월호 (Vol 36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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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의 샘물 길어올리기





                      無其人 其山輕               그 사람이 없으면
                      무기인 기산경               그 산이 허전하게 느껴진다네


                  이라고 했다.


                  어디 산뿐이랴. 도시의 빌딩도 마찬가지이다. 조금 고색창연한 모습을 하고 있더라도 말이
                 통하고 마음이 오고가는 사람이 있는 빌딩은 사무실 가기 전에 그 빌딩 입구에 발만 디뎌도
                 마음이 푸근해진다.
                  지금 시인은 주인장에게 혹시 한참 있다가 다시 골짜기를 찾아왔을 때 쓸쓸함을 노래하지
                 않도록 해주세요 하고 부탁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두보가 남쪽 이웃에 있는 친구를 찾아갔다가 출타하고 없는 것을 보고 시를 지었다.


                      江上被花惱不撤               강가는 꽃으로 뒤덮여
                      강상피화뇌불철               어지러움을 어쩌지 못할 지경인데



                      無處告訴只顚狂               알려줄 곳이 없으니
                      무처고소지전광               그냥 미쳐버릴 것 같구나


                      走覓南隣愛酒伴               남쪽 이웃으로 달려가
                      주멱남린애주반               애주가 친구를 찾았더니


                       經旬出飮獨空床              술 마시러 나간 지 열흘 지나
                      경순출음독공상               텅 빈 침상만 남아있네


                  아직 한파의 여운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머지않아 지천으로 꽃이 피어날 것이다.
                  꽃샘추위 속에 앉아서 흐드러지게 피어난 꽃을 미리 감상하는 것도 다 고전의 샘물 덕분이

                 기도 하다.
                  두보가 살고 있는 강가에 얼마나 꽃이 피어났는지 정신이 다 어지러울 정도이다. 친구들에
                 게 자랑이라도 하고 싶고 함께 꽃잎에 비치는 달을 감상하고 싶은 데 찾아오는 사람도 없고
                 알려줄 곳도 없으니 안달이 날 정도이다. 요즘처럼 스마트폰으로 찰칵찰칵 찍어서 여기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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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낼 수만 있었다면 친구들이 트럭이라도 타고 달려왔으련만 두보는 문자 자판 두드리는 법
      고 전 의
                 을 배웠다는 기록이 없다. 궁리 끝에 직접 멀리 떨어져 사는 친구를 찾아가기로 한다. 남쪽 이
        샘 물
        길 리 기 어 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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