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 - 월간붓다 2018년 04월호 (Vol 36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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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불교 이야기






                    법성철학으로 자리 매긴 정토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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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규탁
                                         연세대 철학과 교수/한국선학회 회장










                   1.

                   원효 스님의 불교사상이 『대승기신론』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은 널리 알려져 있다. 스님
                 께서는 이 책에 대한 소위 해설서를 쓰셨는데, 그게 후세에는 『대승기신론 해동소』로 알려
                 져 지금에 전한다. 여기에 나오는 ‘해동’이란 우리나라를 말한다. 이 해설서는 당시 중국의
                 당나라에 전해졌고, 중국 스님들의 『대승기신론』 연구에 큰 영향을 미친다. 대표적으로 영
                 향을 받은 사람이 바로 현수법장 스님이다. 이 스님은 화엄종의 제3조로 받들어지는 유명
                 한 학승이다. 화엄의 제1조는 두순 법사이고, 제2조는 운화사의 지엄 법사이다. 이런 화
                 엄의 대법사들이 서로 이어가면서 만들어간 교학사상을 학자들은 ‘화엄교학’이라고 하는
                 데, 여기에 우리나라의 원효 스님의 역할이 있었다. 『대승기신론』에 대한 해설서를 통해서
                 그런 역할을 했다.
                   ‘화엄교학’ 형성에 『대승기신론』이 끼친 영향 중에 가장 핵심적인 것은 ‘일심사상’이다.
                 물론 ‘일심사상 『화엄경』을 구축하는 중요한 사상 중의 하나이다. 그러니 엄밀하게 말하
                 면 『화엄경』을 비롯한 대승경전 100여 부 속에 들어있는 ‘일심사상’을 종합적으로 정리하
                 여 『대승기신론』 속에 녹여 넣었다는 표현이 불교문서 성립 순서에 부합한다. ‘일심사상’은

                 중국은 물론 우리나라 불교에도 중요한 핵심을 이루고 있다. 이 점은 선불교는 물론, 정토
                 염불 사상에도 드러나고, 이 모두는 우리나라에 현재 실행되고 있는 각종 염불 의식문 속
                 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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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선 교 불
                   『대승기신론』은 모두 다섯 대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에서 네 번째 대목에서는 ‘신
        이 기 야    심’과 ‘수행’에 대해서 논하고 있다. ‘신심’이란 진여의 근본, 부처님의 한량없는 공덕, 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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