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0 - 월간붓다 2019년 10월호 (Vol 38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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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카페 / 내연산 보경사 <보경선다寶鏡禪茶>






































            팍에서  ‘가을앓이’의 씨앗이 될 것들을 하나하나 겸재                                              통째 단풍으로 태우며 이 계절을 건너고 있는지도 모른

            정선이 화폭에 담았다는 삼용추三龍湫폭포에 쏟아 붓고                                                다. 그래도 끝내 지우지 못하는 간절한 그 무엇이 있다

            다시 쓸쓸하지 않을 연습을 해 본다.                                                        면 어쩌랴, 어디서 구름 한 점이 머물고 있는 맑은 물 한

               쓸쓸한 계절에 쓸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마는 쓸쓸                                              잔 마시고 가슴으로 덮을밖에.

            하지 않을 연습은 쓸쓸함 자체를 놓아 버리는 일에서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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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사카페  롯된다. 누구나 계절의 섭리처럼 본능적으로 밀려오는                                                     산뜨락에 가을빛이 깊어가는 시간에

            그 무엇을 안고 살아간다. 어쩌면 그걸 감당하는 것이                                                     구름이 건너간 자리마다 맑은 바람이 머문다

            각자의 몫이요, 감당하기 위해 알 수 없는 그리움까지                                                     바람이 흘리고 간 그리움은 바람에 두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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