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9 - 월간붓다 2019년 10월호 (Vol 38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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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카페 / 내연산 보경사 <보경선다寶鏡禪茶>
하늘빛 거두어 들인 마음 자리로 들어가다
내연산 보경사 <보경선다寶鏡禪茶>
● 59
이서연 월간붓다
시인
10
월호
무얼 더 바랄 수 없이 하늘빛이 가장 성스런 계절이
다. 한껏 불 뿜던 마음이 돌고 돌아 마지막 몸부림을 치
는 단풍의 계절에 내연산을 찾은 건 어리석은 인연으로
엮어진 분노와 화해하고, 가슴으로 사랑한 감사한 날들
을 돌아보기 위함이다. 추억은 세월의 향기를 담고 있
다. 가을은 그 추억의 향기로 깊어간다. 그러나 혹여 가
슴에 구름처럼 피었다 사라진 것들이 번뇌의 무게를 만
들고 있다면 지워야 할 것이다. 또한 고독과 층층이 생
애를 같이 한 채 가늠할 수 없는 회한의 언저리를 차지
하고 있는 게 있다면 그 또한 거둬 내야 할 것이다. 가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