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5 - 월간붓다 2018년 02월호 (Vol 36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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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마 스님과 양 무제의 대화







                 ‘달마불식達磨不識’ 화두이다. 이 화두를 소재로 원오극근 선사는 『벽암록』에서 강의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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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화두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2 호 월
                      양 나라의 무제가 달마 조사에게 물었다.
                      “무엇이 근본이 되는 가장 성스런 진리입니까?”
                      “어디에도 성스런 진리란 없습니다.”
                      무제가 말했다.
                      “나하고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그대는 뉘시오?”
                      달마 조사가 대답했다.

                      “모르겠습니다.”
                      무제가 여전히 알아차리지 못했다.
                      달마 조사는 그 뒤 양자강을 건너 위魏 나라 땅으로 갔다.
                      무제가 뒷날 이것을 지공(志公 ; 425∼514) 화상에게 말하였다.
                      지공 화상이 말했다.
                      “폐하께서는 이 사람을 모르십니까?”
                      무제가 말했다.
                      “모르겠습니다.”
                      지공 화상이 말했다.
                      “그분은 관세음보살이시며, 부처님의 심인心印을 전하러 오신 어른이십니다.”
                      무제는 전에 했던 일을 후회하고 사신을 보내어 불러 오게 했다.
                      지공 화상은 말했다.
                      “폐하께서 사신을 보내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설사 온 나라 사람이 모두 데리
                      러 가더라도 그는 결코 오지 않을 겁니다.”


                  3.

                  이 화두를 대상으로 강의를 하는 것이다. 그 자세한 내용은 『벽암록』 제1칙 평창에 자세한
                 다. 그 강의의 핵심은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다. 첫째로 설두 중현 선사는 달마와 양 무제와
                 의 ‘이야기(話頭)’를 거량擧揚하여 <본칙本則>으로 삼고 그것에 대하여 <송頌>을 붙인다. 설두 선
                 사가 주목한 핵심적인 이야기는 그의 <송>에서 드러나듯이 성스런 진리는 없다는 것이다. 이
                 말은 공空 사상을 선양하려는 것이 아니고, ‘이것(者個些子 또는 성제聖諦 또는 제일의제第一義諦 또는
                 진제眞諦)’에 조차 속박당하지 말고, 자기의 본성을 깨닫는 일에 열중하라는 것이다. ‘이것’에 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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