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0 - 월간붓다 2018년 03월호 (Vol 36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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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불교 이야기







                  백초임중일미신   조주상권기천인
                  百草林中一味新   趙州常勸幾千人
                  온갖 풀 중 제일 맛 나는 새 차를 내어
                  조주 선사는 수 없는 이에게 권했네.


                  팽장석정강심수   원사망령헐고륜
                  烹將石鼎江心水   願使亡靈歇苦輪

                  돌 틈에서 솟는 청정수로 차를 달여 영가에 올리니
                  부디 이것 드시고 고통의 윤회를 벗어나시오.




                  차 한 잔을 대접하면서도, 이렇게 번뇌의 소멸을 법문한다. 이게 불교 제례의식의 특징이
                다. 유교식으로는 술을 대접하는데, 불교는 그와는 다르다. 이런 다음에도 계속 의식이 진
                행된다. 장엄염불을 통해 미타정토를 발원하게 하고, 나중에는 3보님 앞에 절을 올리고 ‘법
                성게’의 목탁 소리에 맞추어 소대燒臺로 향한다. 그러고는 영가에게 마지막으로 일러 준다.
                “여태까지 음식을 대접하고 독경을 했는데 허망한 인연을 잊으셨습니까? 허망한 생각만 떨
                어지면 영가님 자신의 본래 진여법성과 하나 되어 극락으로 가실겁니다. 그러나 아직도 망
                식을 여의지 못하셨다면 이 산승의 마지막 게송을 들으소서. ‘4대가 흩어지면 육체도 꿈결
                같고, 6진의 그림자인 마음도 본래 공空하다. 그대가 만약 부처님과 조사님의 깨달은 자리
                를 알려거든, 해가 지면 달이 뜨는 소식을 아소서!’”
                  이렇게 계속 이어지면서 나중에는 위패와 전錢 다라니를 태우고, 마지막에는 “부디 잘 가
                시오!”라는 뜻으로 “복유진중伏惟珍重”이라고 작별 인사를 한다. 이렇게 해서 재가 모두 끝
                난다.











      28 28

      교 선 불

        이 기 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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