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7 - 월간붓다 2018년 12월호 (Vol 370호)
P. 47

곰브리치의 불교 강의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것이다. 나는 그의 이론들 중 일부는 동의하지 않으
                     며, 그의 가치관을 전적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나는 스스로 불교
                     도라 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사상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생긴 존경심은 적어도 자                                    45
                     신을 불교도로 여기는 많은 사람과 비견할 만하다. _24쪽                                                 간 월 붓 다


                     붓다는 그의 사상을 이해시키기 위해 상대방의 언어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                                             12 월 호
                     외엔 다른 언어가 없었던 것이다. … 붓다는 기존 단어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했다.
                     이로 인해 불가피한 오해가 빚어졌고, 그의 가르침을 피상적인 부분만 알았던 이들
                     에게 특히 그러했다. … 현대 인도의 대학 교육과 출판물을 살펴보면 붓다가 브라
                     만교의 성전聖典인 우빠니샤드와 사실상 동일한 가르침을 전했을 뿐이며, 붓다가
                     다른 점은 카스트 제도를 부정했다는 것뿐이라는 관점이 늘 선전된다. 이러한 주장
                     이 제기되는 이유는 붓다의 주 논적이 우빠니샤드적 관점을 지닌 브라만들이었기

                     에 브라만들을 비판하는 데 그들의 용어를 차용했기 때문이다. _26쪽


                     붓다를 오로지 종교적 지도자로만 여기는 것은 무익하다. … 이에 대한 지나친 강
                     조는 오늘날 불교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오히려 장애가 될 수도 있다. _29쪽


                     붓다 사유를 뒷받침하는 가장 오래되고 광범위한 증거는 텍스트의 방대한 집대성
                     인 빨리어 정전正典에서 상당히 많이 발견된다. _31쪽


                     붓다는 상대방이 먼저 말한 뒤 우선 상대방의 의견에 동의하고서 이야기를 풀어나
                     가는 것이 통상적인 기술이었다. 붓다는 말한다. “그러하다. ~ 그리고 ~” 이는 누
                     구나 배울 수 있는 훌륭한 협상이자 외교 전략이다. 붓다는 항상 적대적인 태도를

                     피한다. _34쪽

                     붓다는 ‘제의’를 뜻하던 브라만교 단어를 가져와, ‘윤리적 의지’라는 의미로 사용하

                     였다. 이 단순한 조치는 카스트에 기반한 브라만적 윤리를 전복시킨다. _45쪽


                     자이나교가 끼친 영향은 붓다가 승단을 조직한 방식에서 더욱 막대했던 것으로 보
                     인다. 분명 붓다는 비구 승단 외에도 비구니 승단을 갖추어야 함을 배웠다. 우테
                     휘스켄(Ute Hüsken)의 주장에 따르면 붓다가 승단에 비구니를 받으려 하지 않았다
                     는 설은 붓다 재세 시까지 거슬러 올라가지 않으며, 나 또한 이에 전적으로 동의
                     한다. _116쪽
   42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