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6 - 월간붓다 2018년 12월호 (Vol 3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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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불교
삼귀오계의 인간불교적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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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星雲 스님
대만 불광산사 개산조
(지난 호에 이어서)
2. ‘삼귀三歸’를 설함
신앙은 인간의 삶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다. 신앙의 첫걸음은 삼보에 귀의하는 것이다. 삼
보에 귀의하면 인생이 더욱 편안하고 안정되며 다채로워진다.
‘삼보三寶’란 불佛·법法·승僧을 가리킨다. 또 ‘보寶’에는 세간의 재보財寶와 출세간의 재보가
있다. 세간의 재보는 황금, 보석, 진주, 마노 등이며, 출세간의 재보는 부처님(佛), 가르침(法),
스님(僧)이다. 세간의 재보는 우리의 물질생활을 풍부하게 하지만, 출세간의 불·법·승 삼보
를 얻으면 우리의 정신이 풍부해진다. 그러므로 풍족한 인생을 살고 싶다면 먼저 삼보에 귀의
해야 한다.
자신의 믿음을 확신하고 진리로 나아가는 길이 귀의이며, 삼보에 귀의해야 자신을 자각할 수
있다. 그러므로 사람은 저마다 삼보에 귀의하고, 그것을 인생의 가장 중대한 일로 여겨야 한다.
‘귀의歸依’란 ‘귀歸’투投하여 ‘의依’지한다는 의미이다. 세간에 사는 우리는 스스로의 힘이 부족
하다고 느끼면 더 큰 힘을 가진 사람을 앞세우고 그에게 의지하려고 한다. 그러면 세간에서 우
리가 안심하고 귀의해 의지할 수 있는 대상은 무엇일까?
‘집에서는 부모를 의지하고, 밖에서는 친구를 의지하라’는 속담이 있다. 아기는 태어나면 부
모에게 의지해야 한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아무리 가까운 부모 자식 사이라도 병으로 괴롭거
나 죽음을 맞이할 때는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다. 신명 역시 의지할 만한 대상이 못 된다. 신
명 역시 언젠가 오쇠상五衰相이 나타날 때 마찬가지로 나락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부처님은 신명, 사주, 점술, 풍수 등 신권으로 우리 인생의 궁통窮通과 화복禍福을 좌지우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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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당부했다.
불 교 인 간
그러면 인생의 가장 좋은 귀의처와 의지처는 어디일까? 『성불지도成佛之道』에서는 “의지처 구
하고자 시방세계 두루 다녔건만, 결국 의지할 곳 삼보가 가장 훌륭하더라”라는 내용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