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7 - 월간붓다 2018년 12월호 (Vol 370호)
P. 57
삼귀오계의 인간불교적 의미
불·법·승 삼보야말로 우리가 세간에서 가장 의지할 수 있는 곳이라고 불법에서는 말한다.
삼보야말로 믿고 기댈 수 있는 대상이다. 삼보에 귀의하는 것이야말로 의지처를 찾는 가장 좋
은 방법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삼보에 ‘귀’투하여 ‘의’지해야 한다. 사보의 가피를 구하여 모든 55
고통에서 벗어나길 기원해야 한다. 간 월 다 붓
‘귀의’에는 사실 ‘구제’, ‘구호’의 의미도 포함된다. 세간에서 아이는 의지할 부모가 있어야 편
안하고, 노인은 의지할 지팡이가 있어야 편안히 길을 걸어갈 수 있다. 항해하는 사람에게는 의 12 호 월
지할 나침반이 있어야 무사히 귀향할 수 있고, 어두운 밤에는 의지할 밝은 등불이 있어야 행
인이 방향을 분간할 수 있다. 아이가 괴롭힘을 당하면 부모가 곁에 없더라도 ‘엄마’라는 아이
의 울음소리만 듣고도 더 이상 괴롭히지 못하다. 그 아이한테 어머니가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삼보는 바로 아이의 든든한 힘이 되어 주는 부모와 같다. 마찬가지로 세간에는 삿된 가르침을
주는 외도와 악인, 악한 일이 무수히 많다. 삼보를 의지처로 삼으면 우리의 생명이 안전하게
기댈 곳을 얻는다.
삼보는 또한 나침반과 같아서 망망인해茫茫人海에서 항해하는 우리가 비바람을 피해 무사히
항구로 돌아올 수 있게 해준다. 사람은 누구나 외출했다가 밤이면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걸
안다. 삼보에 귀의하고 삼보의 공덕을 항상 염송하면 삼보 공덕의 가피를 입어 이 보배로운 뗏
목을 타고 생사의 강물을 벗어나 고해를 용감히 건너고, 진실된 자아를 찾아 진정한 본래의 집
으로 돌아올 수 있다.
불佛·법法·승僧 삼보三寶에서 ‘불佛’은 범어로 ‘buddha’이며 중국어로 음역한 ‘불타佛陀’의 줄
임말이다. 우주의 진리를 깨닫고 다함이 없는 자비심을 구족하여 진리로 중생을 교화하는 깨
달은 사람을 가리킨다. 자각自覺·각타覺他·각행覺行을 원만히 구족하고 무상정등각無上正等
覺을 성취하였기에 ‘불타’라고 부른다. 여기에서는 불교의 교주 석가모니불을 가리키거나 또는
시방삼세 일체의 부처님을 지칭하기도 한다.
‘법’은 범어로 ‘dharma’이며 ‘달마達磨’라고 음역한다. ‘궤지軌持’라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교법敎法, 이법理法, 과법果法의 사법보四法寶는 무상정등각의 궤지를 이룰 수 있고, 삼장三藏의
의리義理와 같아 법이라 부른다. 역기서는 근본불법인 사성제, 십이인연, 팔정도, 삼법인三法
印을 가리키며 더 넓게는 대소승 12부경 등을 가리킨다.
‘승’은 범어로 ‘sangha’, ‘승가’의 줄임말이며 육합중六合衆이라 의역한다. 여기서는 불법을 봉
행하고 화합하여 함께 사는 출가승단을 가리킨다. ‘이와理和’와 ‘사화事和’의 두 가지 뜻을 모두
갖고 있다.
(1) 이화理和: 모두가 끊고자 하는 번뇌와 증득하려는 진리가 둘이 아니라 같은 것임을 가리
킨다.
(2) 사화事和: 신身·구口·의意 삼업三業이 현생계에서 여섯 가지 주요 항목을 위반하지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