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0 - 월간붓다 2019년 10월호 (Vol 38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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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열리는 불서이야기





                  “여러분은 설거지를 할 때 잠시 후 마실 차를                                             변화는 그 틈새에서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생각하거나, 얼른 앉아서 차를 마실 수 있도록

                  가능한 설거지를 빨리 끝내려고 할지 모른다.                                                 삶에 부차적인 활동이란 없다

                  그렇다면 그것은 여러분이 설거지를 하는 동안                                                 창조적 행동과 그렇지 않은 행동이 있을 뿐!

                  그 시간을 살고 있지 않다는 의미이다. 설거지                                                자본주의 시대에 창조적으로 산다는 것 역시 물질적

                  를 할 때는 설거지가 자기 삶에서 가장 중요한                                             요구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문제이다. 부가 창조성

                  일이어야 한다.”                                _틱낫한                         을 북돋아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가난이 창조적

                                                                                        활동에 유익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먹고 사는 일에

               만약 어떤 일이 괴롭게 느껴진다면, 그것은 우리가 그                                            발목 잡히지 않으면서 창조성을 돈벌이에 종속시키지 않

            일이 다른 일을 하는 데 방해가 될 뿐이라고 여기기 때                                              는 가장 이상적인 방식은 평소 열정을 가지고 있던 일을

            문이다. 한시라도 빨리 그 일을 해치우고 중요한 일을                                               직업 삼아 일하고 그것으로 돈을 버는 것이다. 그럴 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일이                                              삶과 일과 예술이 하나의 전체를 이루는, 말 그대로 창

            란 무엇인가? 정말 중요한 일이 있다면 어째서 당장 하                                              조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다. 물론 자신이 창조적 능력

            지 않고 다른 일을 하고 있는가? 어쩌면 우리는 지금 눈                                             을 발휘하고자 하는 영역과 직업이 반드시 일치를 이루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조차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서                                               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때에 따라서는 전혀 다른 분야

            쓸데없이 커다란 삶의 문제들에 골머리를 썩고 있는지                                                에서 일하며 경험을 쌓는 것이 창조성에 도움이 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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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서이야기  모른다. 이 책의 저자는 당장 눈앞에 보이는, 사소하고                                            한다. 이에 관하여 저자 프랑크 베르츠바흐는 삶과 예술

            하찮아 보이는 것들에 주의를 기울여 볼 것을 권한다.                                               과 일을 하나의 명제로 보았던 독일의 예술가 요제프 보

            작고 시시해 보이는 그것들이 바로 우리 삶의 일부이며,                                              이스의 예술관을 예로 들며 우리가 창조적 활동과 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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