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6 - 월간붓다 2020년 1월호 (Vol 3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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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카페 13 / 통도사 ‘산중다원’에서
코 세계문화유산이 된 통
도사에 이 도자경판은 또
한 번 세계에 부처님의
향기를 전하는 대표적
유산으로 자리매김 될
것이라 보인다.
그 대장경판을 따라서
미로같은 길을 다 돌다
보면 때로는 청청한 솔
향처럼, 때로는 바람결
물빛처럼 들리던 부처님
의 가르침이 본래의 내
주인이었던 것인 양 몸
으로 스며드는 것을 느
낀다. 그리고 결국, 별의
별 생각이 많았던 탓에 별의별 인연이 다 얽히는 것임을 스스로 깨닫고 한
생각 일어나지 않는 그 본래면목에서 답을 얻는다.
지금 세상은 수억의 인구가 각각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듯 하지만 결국
은 모두가 공동운명체이다. 우주와 자연, 자연과 사람, 사람과 사람, 나라
와 나라가 각각이 아니라 하나의 이치로 돌아가건만 저마다 자신만 알거
나 자신만 생각하기 때문에 하나로 돌아가고 있는 이치임을 깨닫지 못하
고 있다. 불교경전인 『불본행집경』과 『잡보장경』에 보면 하나의 몸뚱이에
두 개의 머리를 가진 ‘공명조共命鳥’라는 새가 나온다. 두 머리가 서로 다른
입장에서 생각하고 판단을 한다. 그러나 하나의 몸뚱이라서 좋은 생각으
로 서로 좋은 일을 할 때는 그 운명도 함께 좋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엔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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께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즉, 만약 세상사 얽히는 인연으로 상처를 입는
산사카페
다는 것은 내가 상처를 주는 인연일 수도 있다는 의미도 된다. 따라서 내
맑은 마음이 곧 제대로 숨 쉬는 우주를 만드는 것이므로 만약 내가 고해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