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8 - 월간붓다 2020년 1월호 (Vol 3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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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카페 13 / 통도사 ‘산중다원’에서



































                                                                 스며드는 사이, 중생심 쉬는 동

                                                                 안 보리심이 회향되는 것인양 문

                                                                 향을 얘기하던 나는 조금씩 산향

                                                                 이 되고, 산빛을 만들던 사람은

                                                                 서서히 문향이 되는 느낌이 들었

                                                                 다. 산향이 문향되고 문향이 산

              향되는 이 인연이 산사에서 나누는 차향의 이치가 아니겠나 싶다.

                 이 아름다운 인연의 이치를 묵언설법으로 알려 준 이곳이 훗날 나 떠날

              곳이어도 좋겠다 싶다.




                    산등성 어디쯤에 화엄바다 출렁일 듯

                    산기슭 어디쯤에 우담바라 피었을 듯

                    법열의 숲이 된 영축 노을마저 법문이다




                    화엄에 빠져 죽든 산마루 매여 죽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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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담바라 뽑다 죽든 산허리 틀다 죽든
       산사카페
                    마지막 떠남이 닿는 날 영축으로 갈까보다

                    -시조 「나 떠날 곳이 영축산이면 좋겠다」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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