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2 - 월간붓다 2020년 6월호 (Vol 3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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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읽어야 할 『화엄경』 (5)




               가르침을 설하는 매체들의 본질










                                                           ●
                                                        신규탁

                                                연세대 철학과 교수











                 1.




                 『대방광불화엄경수소연의초』 <현담>의 <홍자권洪字卷>에는 ‘교체심천敎

              體深淺’이라는 과목이 등장한다. 그 뜻을 풀이하면 다음과 같다. 역사적으로

              불교에는 수많은 경전들이 출현했고, 그 경전 속에 또 수많은 ‘가르침[敎;

              śāsana]’이 등장하는데, 이런 ‘가르침들의 본질[敎體]’ 또는 바탕이 무엇이고,

              그것들 사이의 ‘깊음과 얕음’을 따져보겠다는 뜻이다.

                 하나의 경전 속에 복수의 ‘가르침[敎]’이 존재한다는 이야기는 지난 호에

              말했다. 비유하자면, 요즈음 TV에 등장하는 하나의 드라마 속에 크고 작은

              다양한 사안(사건)들이 등장하는 것과 같다. 물론 드라마 전체를 관통하는

              작가의 궁극적 의도 내지는 가르침이 있게 마련이다. 이런 가르침이 지향

              하는 궁극적 의도를 교학敎學에서는 ‘종취宗趣’라는 전문용어로 표기한다.

              ‘종宗’이란, 해당하는 한 부파가 제일 원리로 숭상하는 명제(또는 주장)를 뜻

              한다. ‘종취론’에 대해서는 다음 호에 다루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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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꼭         2.
        읽어야

                 단도직입적으로 ‘가르침들의 본질[敎體]’ 문제로 돌입해 보자. 누가 무슨
        할
        화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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