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7 - 월간붓다 2020년 6월호 (Vol 3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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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침을 설하는 매체들의 본질
하고 있다. 부처님의 음성도 진여이고 그의 몸짓도 진여이듯이, (8) 진여와
현상의 상호작용하여 원융무애의 관점에서 ‘가르침’의 본질을 찾아야 한다.
한편, 일체의 현상(또는 사태)들은 각각 서로서로 관계를 맺으면서도 서로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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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장애하지 않는다는 관점을 취해야 ‘가르침’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고 한다. 즉 (9) 사사무애事事無 가 ‘가르침’의 본질이다 한다. 『화엄경』
礙
「여래현상품」에서 “부처님께서 하나의 묘음妙音을 연설하시니 시방 국토에 6 월호
두루 두루 들린다. 온갖 음音을 다 구족하셨으니 법우法雨가 다 두루 충만
했다”고 하신 것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저 유명한 ‘십현문十玄門’의 교설이
다. 십현문에 대해선 가을호쯤에 다룰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해인삼매 위에 모든 가르침이 드러나니, (10) 해인삼매가 ‘가
르침’의 본질이다 한다. 거대하고 맑고 잔잔한 바다 표면에 수미산의 일체
가 그림자 비치듯이, ‘삼매samādhi’가 ‘가르침’의 바탕이라는 발상이다. 불
경에 많은 종류의 ‘삼매’가 등장하는데, 그 중에서 해인삼매야말로 ‘모든 삼
매의 총체[總定]’인데, 바로 이 해인삼매가 ‘가르침’의 본바탕이라는 교리해
석이다.
7.
한 경전 속에 무수한 ‘가르침[敎]’이 등장하는데, 그 가르침은 어디에 바탕
을 두냐는 논의다. 이에 대해 교학에서는 역사적으로 등장한 수많은 경전
들을 분석하여, 그 논의를 10가지로 정리했다. 결론적으로 ‘해인삼매’가 모
든 ‘가르침’의 바탕이라는 것이다. ‘해인삼매’에서 온갖 교법이 나온다는 것
이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미래에도 해인삼매에서 온갖 불법佛
法이 설해진다는 결론이다. 불교의 보편성과 합리성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소위 인간들의 ‘명상’에 가르침이 기초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인간
은 바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 실존의 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