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5 - 월간붓다 2020년 6월호 (Vol 388호)
P. 45
정선 맛지마 니까야
지양해야 하며, 끊임없이 지혜의 눈으로 자신의 마음을 통찰하는 노력이야말
로 불교 수행의 요지인 것이다. 따라서 항상 깨어있음을 중시한다.
『맛지마 니까야』는 이러한 흐름을 「근본법문根本法門 경」, 「6입처六入處에 45
월간붓다
속하는 큰 경」, 「지각수행知覺修行 경」에서 잘 보여주고 있다. 불교 수행의
모든 것을 이야기하는 『맛지마 니까야』의 어디에도 깊은 삼매 속에서 문득
깨달음을 얻는다는 이야기는 없다. 오히려 삼매에서 얻은 것을 모두 버리 6 월호
고, 지각활동을 있는 그대로 통찰함으로써 깨달음을 얻게 된다고 강조한다.
또한, 눈으로 볼 수 있고, 귀로 들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불교 수행
을 할 수 있다고 가르친다.
이와 같은 수행을 못 할 사람이 있을 리 없다. 붓다가 말하는 선정은 깊
은 삼매가 아니라 지각활동을 할 때 나타나는 고락의 감정에서 벗어난 평
정한 마음이다. 이 평정한 마음을 떠나 신비한 삼매와 체험을 바란다면, 그
것은 바른 불교 수행의 자세가 아니다.
『맛지마 니까야』는 일관되게 이러한 가르침을 말하는 경이다. 이 핵심을
꽉 쥐고 내용을 따라가면 어느새 불교 수행법이 관념의 대상이 아닌 체험
의 대상으로 다가와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책 속으로
불교에서 수행이란 있는 그대로 아는 것이다. 8정도는 있는 그대
로 보며 살아가는 것이고, 이러한 삶 속에서 수행이 완성된다는 것
이 「6입처六入處에 속하는 큰 경」의 요지이다.
첫 번째 경인 「근본법문根本法門 경」에서 모든 가르침의 근본이라고
선언한 ‘abhijānāti’는 이렇게 「6입처六入處에 속하는 큰 경」에서 전
모全貌가 드러나며, 마지막 경인 「지각수행知覺修行 경」에서 6근六
根을 수호守護하는 지각수행知覺修行으로 귀결된다. 이와 같이 불교
의 모든 수행은 ‘abhijānāti’의 과정이며, 『맛지마 니까야』는 이러한
수행의 과정을 체계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 _2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