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8 - 월간붓다 2020년 6월호 (Vol 3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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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샘터
‘혼자 사는 삶’이란 완전한 독립이란 의미에서는 약간의 자유로움과 어설
픈 낭만을 느끼게도 하지만, 여러 가지 감정의 파고를 겪고 인생의 신산함
을 알게 된 후 접하는 이 단어는 우리네 가슴에 차갑게 다가와 쓸쓸함으로
밀물되어 요동친다. 누구나 지금보단 더 나은 삶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오늘을 살고 있을 것인데, 그런 의미에서 선택이 아닌 어쩔 수 없
이 홀로 사는 삶은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체념해야 하는 황량함 마저 느끼
게 한다. 물론 혼자 사는 삶을 재미있게 즐기는 사람도 적지는 않다. 자신
을 돌아보고 자유롭게 사색의 시간을 가지면서 나름대로 의미 있게 사는 젊
은이들이 그런 예에 속한다.
인생은 결국에는 동반자 없이 혼자 가는 길이지만, 사는 동안에는 서로
의 온기를 느끼며 더불어 사는 삶이길 바란다. 혼자만 잘 사는 것은 자연의
섭리가 아닌 것 같다. 주변 사람과 조화를 이루며 사는 삶이 우리가 지향하
는 아름다운 인생일 것이다. 더불어 잘 살기 위해 주위에 관심의 씨앗을 싹
틔워보자. 여기저기 관심의 꽃이 피워질 때 이기적인 삶이 아닌 나누는 삶
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도 주위에 혼자 사는 독거노인이나 독
립이라는 미명하에 홀로 살고 있는 젊은이들이 외로움이라는 추위에 떨고
있지는 않은지 격려의 눈길, 따뜻한 말 한마디, 온기가 담긴 사랑의 난로를
내밀어 보자.
더군다나 코로나19라는 신종 바이러스 감염증의 위험이 세계 곳곳에 도
사리고 있는 지금, 홀로 살고 있는 병든 독거노인이나 장애인 등 취약한 계
층은 그 어느 때보다 주변의 따뜻한 사랑과 관심이 필요하다. 우리의 진심
어린 손길로 누군가가 웃을 수 있고, 덜 외로운 삶을 살 수 있게 된다면 우
리가 함께 나눈 사랑의 표현이 얼마나 보람 있고 의미 있는 행동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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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베푸는 작은 사랑의 씨앗은 그 전파력이 배가 되어 아주 멀리 행복
샘 터 야 반
의 홀씨 되어 퍼져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