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6 - 월간붓다 2020년 6월호 (Vol 3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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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카페 18 / 태화산 마곡사 카페 ‘다루정’에서
교를 죽인 이가 백범 김구 선생이다. 이 사건으로 체포되어 인천 형무소에
수감되었다가 탈출한 후 깊이 숨은 곳이 바로 마곡사였다.
소나무가 우거진 고즈넉한 숲길 따라 백범길, 명상산책길, 송림숲길 등
3개의 코스로 이루어진 솔바람 길을 산책하면 명상은 저절로 이뤄진다. 가
을엔 갑사가 최고요, 봄에는 마곡사가 최고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마곡사
는 봄풍경이 유명하지만 사철 솔향을 풍겨주는 솔바람길이 계절을 타겠는
가. 고통도 즐거움도 인연에 의해 일어나는 게 이치다. 따라서 인연이 다하
면 사라지는 것도 이치이므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그 인연에 흔들
리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앎에 매몰되어 혹은 삶의 안일함에 익숙하여 시
나브로 마음에 때가 끼는 줄 모르고 산다. 계곡조차 명상하는 곳에 몸과 마
음을 맡기는 습관, 어쩌면 사소할 수 있는 이 습관이 내 안의 우주를 움직
이게 할 마법이 되지 않을까 믿어 본다.
오던 길 흔적일랑 찾지 말고 묻지 말라
가는 길 궁금해도 의심 없이 걸어가라
삶의 결 푸름에 물들이며 사랑으로 사랑하라
- <숲이 내게 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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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카페
현재 태화산은 세계문화유산이 된 대가람 마곡사를 품고 있다. <태화산
마곡사사적입안>에 따르면 자장율사가 중국 당나라에서 돌아온 후 창건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