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4 - 월간붓다 2021년 8월호 (Vol 4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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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카페 32 / 진관사 ‘연지원’에서
서서히 지구가 화가 난 듯 보인다. 여름이라지만 그 뜨거움이 연일 기록
을 이룬다. 그런 여름이 깊어갈수록 초록빛 잎새가 숲을 이루어 푸른 물이
시야를 점령한다. 그 숲으로 들어갈수록 나무의 향기가 가슴을 촉촉하게 해
준다. 산사를 찾아가는 매력은 그 향기에 젖어보는데 있다. 그렇더라도 무
더위로 깊은 잠을 이루기 어려운 계절이 여름이다. 그러나 잠시 숲에서 나
무 그루터기나 나무를 기대어 앉아서라도 잠을 자 본 사람은 안다. 꿀맛 같
은 잠이 무엇인지, 그리고 숲에서 잠이 들면 꿈 속 조차 푸르다는 것을. 그
리고 그 꿈에선 바람의 냄새도 맡을 수 있고, 바람을 얹어 달인 차맛도 볼
수 있다는 것을. 낮잠을 자도 편안한 곳은 숲이다.
도시인들의 커다란 쉼터 중 하나가 서울의 명산 북한산이다. 수 십 번을
가도 수 십 번 다른 풍경을 주고, 나무 아래 바위 위 어느 곳에서 잠시 쉬더
라도 지친 심신을 달래도록 충분한 기운을 뿜어 준다. 그리고 많은 사찰을
품고 있다. 그만큼 좋은 기운을 갖고 있는 곳이라서 많은 도시인들의 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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