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0 - 월간붓다 2021년 8월호 (Vol 4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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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카페 32 / 진관사 ‘연지원’에서
란 소나무들이 시원
하게 펼쳐진 공간은
가슴을 짓누르던 아
픔 한 조각이라도
떼어줄 자세다. 번
뇌의 뿌리는 중생의
힘으로 풀 수 없을
수 있다, 그러나 이
런 정원을 왔다갔다 하다보면 바람에 씻겨가는 것이 세월만이 아니라 근심
의 무게도 덜어지지 않겠나 싶다. 소나무 숲을 뒤로 하고 앉아계신 마애불
앞에서 잠시 합장을 하고 이 정원 안에 들어온 인연에 감사를 표했다.
피어있는 꽃길따라 안으로 들어가면 테라스에서 책을 보며 차를 마시는
사람, 대화를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종무소 가기 전에 디귿자형 초
가지붕 한옥이 누구나 부담 없이 들어가 쉬게 되는 찻집 ‘연지원蓮池院’이다.
연못은 없지만 작은 석곽에 수련이 피어 있다.
찻집 입구엔 ‘송풍자명松風煮茗’이라는 현판이 보인다. ‘솔바람으로 찻잎
을 달인다’는 뜻이다. 글귀만 보아도 솔향이 느껴진다. 입구 오른쪽에 차를
주문하는 곳을 보니 쌍화탕, 대추차, 계피차 등은 직접 만들어 제공되는 것
같다. 가을에 다시 와서 계피차를 맛보리라 생각하며 빙수와 매실차를 주
문했다. 여름에 한 번쯤 맛을 보고 넘어가야 할 빙수를 산사 찻집에서 주문
한 것이다. 매실차는 여름에 보약과 다름없는 차다.
마당엔 능소화가 피어 있고, 그 밑에 도라지꽃이 아주 편안한 정취를 느
끼게 한다. 파라솔 아래에서 차를 마실까 하다가 한옥 안으로 들어갔다. 보
시, 지계, 정진 등과 같은 수행의 이름을 딴 방들이 있다. 한옥은 역시 여름
에 모든 창문이 열려 있어도 아늑하고 편안함을 주는 분위기가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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