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4 - 월간붓다 2018년 02월호 (Vol 36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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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열리는
                   불서이야기








               풍기는 상대방을 향한 존중심과 부드러운 유머, 가톨릭 신부와의 진심 어린 대화가 책을 읽
               는 동안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달라이 라마는 시종일관 그리스도교에 대한 자신의 무지를
               사과하면서 겸손하게, 그러나 분명하게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몇 페이지만 읽어도 타종교에 대한 주제넘은 분석이나 외교적인 타협이 아닌, 애정 어린
               시각으로 그리스도교의 가르침을 바라보고 있음을 금방 눈치 챌 수 있다. 이 책은 서양에
               서는 『선한 마음(The Good Heart)』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는데, ‘선한 마음’은 신약성서뿐
               아니라 불교 경전에도 자주 등장하는 용어이다. 자신이 믿는 종교에 대해 흔들림을 잃지 않
               으면서 다른 종교의 가르침에서도 좋은 점을 받아들이는 모습, 선한 마음에 대한 고민과 노
               력이 담긴 모습이 이 책이 주는 감동이다.
                 그리스도교 단체가 타종교의 지도자를 초대해 성서의 핵심 복음에 관해 서로 교감하고

               깨우치는 자리를 마련했다는 그 자체가 선한 마음이다.
                 중국의 티베트 침략 후 인도로 망명한 달라이 라마는 1968년 다람살라에서 트라피스트
               회 신부인 토머스 머튼과 만나 대화를 나누었다. 그때 달라이 라마의 나이 33세였다. 이 중
               요한 만남은 두 사람 모두에게 큰 전환점이 되었다. 종교 역사학자 폴 틸리히는 ‘그리스도
               교와 불교의 만남으로 영적인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자신의 종교만이 구원에 이
               르는 유일한 길이라는 주장은 어리석다. 그러나 달라이 라마는 세계 종교의 개념을 지지하
               지 않는다. 그는 세상의 다양한 종교를 하나로 만들려는 시도는 무의미하다고 말한다.


                 “저는 사람들이 자신의 문화유산으로 이어받은 종교를 꾸준히 믿는 것을 좋게 생각합니
               다. 물론 자기 영혼의 요구에 더 절실히 와 닿는 새로운 종교를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그
               렇다면 누구나 그 종교로 바꿀 권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말해, 자신이 몸담고
               살아온 종교적 전통에서 삶의 가치를 발견하는 것이 더 좋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여기 자신의 종교를 바꾸려는 사람에게 일어날 수 있는 곤란한 예가 하나 있습니다. 1960
               년대에 한 티베트 인 가족이 살고 있었습니다. 가족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난 얼마 후

               에 어머니가 저를 찾아왔습니다. 그분은 다음 생을 생각한다면 당연히 불교인으로 남고 싶
               지만, 한 번의 생만을 생각한다면 그리스도교인이 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정말 복잡하더
               군요!
                 당신이 그리스도교인이라면 그리스도교를 통해 영적인 성장을 이루는 것이 좋습니다. 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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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륭하고 진정한 그리스도교인이 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당신이 불교인이라면 순수한 불
      마 음 이
               교인이 되십시오. 제발 반씩 섞어서 믿지는 마십시오! 그저 마음만 혼란스러울 뿐입니다.”
        열 는 리
                 ‘당신이 기독교인이라면 진정한 기독교인이 되라’는 말을 불교의 지도자에게 듣는 것은
        불 야 기 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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