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9 - 월간붓다 2018년 02월호 (Vol 36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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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불교의 청사진(17)
회교육의 목적은 장차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을 배우거나 좋은 일자리를 찾기 위해
졸업장을 얻으려는 것이지만, 불교교육에는 자리이타自利利他의 막중한 임무를 짊어지기 위한 자
비의 마음과 서원을 포함하고 있다. 47
불교의 교육은 크게 사찰 행정사무와 의리義理연구 두 가지로 나뉜다. 특히 생활교육과 사상교 월 간 다 붓
육을 중시한다. 생활교육이란 가고 머무르고 앉고 눕는 일상의 기거동작起居動作, 사람 응대, 일
처리, 위의威儀 등 각 방면의 훈련이다. 사상교육은 우선 삼보에 대한 신심, 사찰에 대한 충심, 중 2 호 월
생에 대한 자비심, 계율 지킴에 대한 적극적 태도 등 네 가지 허물어지지 않는 믿음인 사불괴신四
不壞信을 갖추는 것이다.
이 밖에도 학습하는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자기개발을 하고 자발적으로 학습에 임해야 한다. 특
히 부처님의 가르침은 일반 철학과는 다르다. 불교는 지식, 이론, 도덕도 중요하지만, 실천과 수
행을 더욱 중시한다.
‘해행병중解行并重’이란 불법의 내용을 깊이 이해해야 함은 물론, 특히 생활 속에서 활용해야 함
을 나타낸 말이다. 그러므로 수행은 입으로만 외치는 구호나 겉으로 드러내는 형식이 아니라, 평
소 생활 중에 행해야 한다. 자비로운 말과 눈빛, 자비로운 낯빛으로 사람을 대하고, 자비로운 손
길로 도움을 주며, 자비로운 마음으로 축복해주는 등 불법이 평소 생활 속에 녹아 있어야 수행이
라고 할 수 있다.
『능엄경』에서는 “많이 들었다고 해도 수행하지 않으면 듣지 않은 것과 같다. 이는 사람이 먹는
다 말만 해서는 배부를 수 없는 것과 같다”고 하였다. 불도를 배우고 수행하는 것은 반드시 사찰
내에서만 가능한 것은 아니다. 불교는 생활 속에서의 수행을 더욱 중시한다. 일상생활에서 불법
을 실천하는 것이 바로 수행이다. 그러므로 불교 신자의 하루 수행은 아침에 일어나서 잠들 때까
지이다. 평소 사람을 만나거나 사물을 마주할 때, 말할 때나 침묵할 때, 움직일 때나 멈춰 있을
때 모두 불보살을 본받아 자비와 방편으로 이치에 맞게 생활하고 가르침에 맞게 행동하며 일 처
리를 해야 한다.
이 외에도 개인 시간을 만들어 규칙적으로 염불이나 사경 등을 하고 이를 계속 지키는 것 또한
수행이다. 여건이 된다면 집에 불당을 설치하고 매일 아침 일어나 불상 앞에 꽃과 물, 향을 피우
고 예불을 드리거나 독경을 하거나 5분 정도 참선을 하는 것도 좋다. 잠자기 전에는 부처님께 일
심으로 예불을 드리거나 「불광기원문佛光祈願文」을 읽고 자신의 공덕과 잘못을 반성한다. 매주 한
두 차례 사찰의 법회에 참석하여 선정禪定에 들고, 부처님의 교법을 듣는 즐거움으로 자신의 번
뇌를 씻어버리며 마음속 성재聖財를 개발한다. 식사 전에는 합장하고 사공양四供養, 불광사구게
또는 오관게를 외워 감사와 자비의 종교적 감성을 배양한다.
수행은 문을 닫아걸고 홀로 수련하여 자신이 얻고 나면 끝나는 것이 아니다. 수행은 가까운 사
찰에서 선지식을 참방하고 법요法要를 구하는 동시에 법을 수호하고 법을 널리 펼치겠다는 발심
을 하는 것이다. 이것이 인간불교의 지식관이 주장하는 정진과 수행의 도리이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