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8 - 월간붓다 2018년 02월호 (Vol 36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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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불교
하니라. 공덕이 모두 다 한량없으니, 선을 행함이 가장 즐거우니라. 오계를 지키면 사람의 몸을
보호할 수 있고, 십선을 행하면 하늘나라에 오를 수 있느니라. 인과가 결정되면 어둡지 않으니,
글을 읽는 것이 유익하니라”라는 이야기를 남겼다.
예로부터 문자반야를 중시한 불교는 거의 모든 사찰에 경전 또는 목판 등을 보관하는 장경각藏經
閣을 두었다. 고덕들은 매일 경전을 외우고 패엽경을 썼으며, 직접 돌에 경전을 새기기도 했다. 원
나라 때 법진法珍 비구니 스님은 팔을 자르며 경전을 새기기도 했다. 현장법사는 서역에서 경전을
모셔왔고, 담무갈曇無竭은 중국에 불법을 널리 전하였다. 법을 구하고자 하는 정신이 없었다면 절대
불가능했을 것이다! 서향書香 생활이 없었다면 삼장십이부의 경전이 어떻게 전해져 왔겠는가!
이 밖에도 당나라 때 위산 영우 선사는 “말을 하면 모름지기 고전의 문장典章을 섭렵해야 하고,
이야기를 꺼내면 곧 옛것에 가까이 머무르는 것이 되어야 하며, 형의形儀는 뛰어나게 하고 의기意
氣는 고상하게 해야 한다”는 말씀을 하였으며, 우익 대사는 “음식을 조절하지 않으면 반드시 병
환이 생기고, 삼장三藏을 읽지 않으면 반드시 지혜의 눈이 어둡다”라고 말씀하셨다.
명나라 때 주굉袾宏 대사는 “사람이 세상을 살면서 각자 취미가 있고, 죽는 날까지 그 취미를 즐
기지만 취미에도 맑음과 혼탁함의 품격이 있다. 가장 탁한 것은 재물을 좋아함이고, 그 다음은
여색, 그 다름은 술이다. 고상한 것은 골동품을 수집한다거나 악기 연주, 또는 그림을 그리거나
산수를 즐기거나 시를 짓는 것이다. 한층 더 높은 것은 신심 수양에 유익한 책을 읽는 것이다. 이
상 갖가지 취미 중 책을 읽는 것이 가장 으뜸이라 하겠다. 그러나 독서는 아무리 좋아도 세간의
잣대에 불과하다. 불경을 읽음은 수행을 위해서이지만, 맑은 수행을 좋아하여 항상 마음을 고요
하게 하면 자연히 불경을 읽는 것보다 한층 더 높고, 세간과 출세간의 모든 취미 중에서 가장 수
승하다고 하겠다. 맑고 아름다운 경지에 들어감이 사탕수수를 먹는 것과 같다”는 말씀을 하셨다.
이를 통해 근면하게 배움을 구하고 경전 연구에 매진했던 정신을 엿볼 수 있다.
예로부터 출가자 중 경전을 널리 탐독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덕분에 대부분 많은 지식을 쌓았고 사대부와의 교류도 빈번했다. 소동파蘇東坡와 불인佛印 선사,
백거이白居易와 조과鳥寡 선사, 구양수歐陽修와 명교明敎 선사, 원료범과 운곡運谷 선사가 그 예이
다. 또한 불교를 반대했던 한유韓愈 조차도 대전大顚 선사와 도에 대해 문답하며 가까이 지냈다고
한다. 심지어 과거에 중국 농촌의 촌부까지도 사서오경은 몰라도 「대비주大悲呪」, 『금강경』, 『아미
타경』 등은 능히 외울 수 있었다. 이것은 불교가 제창하는 독서 사상이 이미 사람의 마음속에 깊
이 자리 잡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심지관경心地觀經』에서는 “착한 벗을 가까이하는 것이 첫째가 되고, 바른 법을 듣는 것이 둘째
가 되며, 이치대로 생각하는 것이 셋째가 되고, 법대로 갈고 닦는 것이 넷째가 된다” 하였고, 『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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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훈緇門警訓』에서는 “배움을 닦지 않으면 이룰 것이 없고, 나를 꺾지 않으면 배울 것이 없다. 올
불 교 인 간
바른 스승을 따르지 않으면 참된 가르침을 배울 수 없고, 익히고 외우지 않으면 기억할 수 없다”
하였다.
불교는 지식의 전수와 지혜의 개발을 중시하는 종교지만, 교육은 일반 사회교육과 다르다.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