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0 - 월간붓다 2018년 05월호 (Vol 36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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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샘터









                               유모차를 끄는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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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숙
                                  수필가·문화센터 강사 http://blog.naver.com/jisook501
















                  어김없이 오늘도 유모차를 끌며 할머니는 우리 동네를 지나가신다. 유모차 안에 아기
                가 있냐구요? 아닙니다. 그 안에는 여기저기서 주워온 폐지와 버려진 각종 생필품들이
                있습니다. 각종 고물을 수집해서 그걸 팔아 생활을 유지하나 봅니다. 등이 90도 이상 구
                부러져 보는 이로 하여금 짠한 마음을 들게 하는 할머니의 존재는 여러 가지 생각들을
                샘솟게 합니다.


                  저 할머니는 도움 받을 자식이 없는지, 경제적으로 누군가의 도움을 받을 상황이 되
                지 않는지 등 여러 가지 궁금함과 함께 안타까운 마음이 진하게 밀려옵니다. 나이가 들
                면 젊을 때 보다 좀 더 편안하고 안락한 시간을 보내야 할 텐데, 살기 위한 치열한 몸부
                림으로 망가져가는 할머니의 신체를 보니 가슴이 먹먹해지면서 평범한 우리네가 좀 더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렇게 많은 폐지를 모아 팔아 거두는 수입은 하루에 단돈 2만원에 불과하다고 하니,
                노인이 고생하는 노동력에 비해 돌아오는 수입은 너무나 적고 미미합니다. 고생하는 노
                인 분들도 희망차고 꿈 많던 어린 시절이 있었을 것입니다. 나이 들어 저토록 고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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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들게 살아야 하는 상황을 전혀 예측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부익부 빈익빈이 더욱 심
      샘 터 반 야
                화되는 현실에 힘들게 사시는 저런 분들을 위해 시원한 음료수 한 잔, 따뜻한 말 한마
                디, 진심의 눈빛 한번 보내는 우리가 되어봄은 어떨까요? 서로 배려하며 나누고 사는 삶
                의 방식을 터득해서 보다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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