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0 - 월간붓다 2018년 12월호 (Vol 3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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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불교 이야기
지하지만, 역사적으로 보나 사상적으로 보나 조선의 선종가풍은 태고 선사의 가풍이다. 역사
적으로 보조 선사가 현 조계종의 계보에 들게 된 것은 100년도 채 안 된다.
현재 조계종이라는 우산 밑에 있는 여러 절들의 수행과 교육과 법맥은 말 그대로 통불교적
인 요소가 모여 있다. 통불교로서의 조계종이라면 보조 선사의 역할은 매우 중요할 것이다.
그러나 조계종이 선종을 표방한다면 보조 선사와 같이 교학의 점수 사상에 물든 분을 앞세울
수는 없다.
선종의 가풍을 여법하게 전수한 분은 태고보우 선사이다. 태고 선사의 말씀을 전하는 『태고
록』에는 교가의 요소는 조금도 없다. 거기에는 조주 스님이나 임제 스님의 돈오무심 사상이
곳곳에 깃들어 있다. 그러므로 현재 조계종의 우산 밑에서 선을 표방하는 수행도량이나 수행
자는 교가에 오염된 보조의 사상에서 벗어나 임제의 정맥인 태고의 가풍을 이어야 할 것이다.
태고 선사는 현 태고종의 종조일 뿐만 아니라, 조계선종의 큰 스승이다. 한편, 태고 선사를 종
조로 섬기는 태고종은 종조의 선풍을 중심 삼아 수행하고 포교해야 할 것이다.
5.
태고 선사는 달마의 선풍과 육조혜능의 가풍을 온전하게 계승하고 있다. 스님은 임제종의
17세 손인 석옥청공(1272~1352) 선사에게 인가를 받는다. 이 두 분 사이에 오고간 편지가 남았는
데, 거기에는 선가의 견성성불 사상과 무심 사상이 면면하게 전수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면은 공양왕의 질문에 대답한 글에서도 역력히 나타난다. 그 원문을 간추리면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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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 선 불
이 기 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