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4 - 월간붓다 2018년 12월호 (Vol 370호)
P. 34

반야샘터






                     을 만큼 병색이 심해지자 선비는 스님을 찾아가 그 연유를 여쭈었다. 그러자 스
                     님은 과객이 싫어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내어 과객이 찾아온 날 밤 그것을
                     집안 곳곳에 뿌리라고 일러주었다.
                     선비는 스님의 가르침에 따라 자연스럽게 과객에게 싫어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물었고, 과객이 백마의 피를 가장 싫어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리하여 선비
                     는 과객이 자기 집을 찾아온 날 밤 백마를 잡아 집안 구석구석에 그 피를 뿌렸
                     다. 그러자 과객이 도깨비로 변해 황급히 도망을 치더라는 것이다.
                     그 이후로 선비는 건강을 다시 되찾았다. 그러나 그렇게 도망을 간 과객은 평상
                     시에는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는데, 해마다 동짓날이면 나타나는 것이었다. 그
                     렇다고 동짓날마다 백마를 잡을 수도 없었던 선비는 다시 스님을 찾아가 동짓
                     날 과객이 나타나지 않도록 할 방도를 여쭈었다.
                     이에 스님은 팥물이 백마의 피와 빛깔이 같으니 백마의 피 대신 팥죽을 쑤어 그

                     것을 집에 뿌리라고 일러주었다.


                 이것이 동짓날 팥죽을 쑤게 된 유래라고도 한다.
                 그러나 현재는 이러한 국가적인 큰 명절이요, 민간의 풍속이었던 동지가 불교계의 행사로
               서만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안타까운 일이지만, 우리의 전통문화를 지
               키면서 발전시켜가고 있는 불교가 더욱 자랑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32

      샘 터 반 야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