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3 - 월간붓다 2020년 1월호 (Vol 3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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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읽어야 할 『화엄경』 (1)





                『화엄경』 강의를 시작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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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규탁

                                                 연세대 철학과 교수                                                              1 월호











                  1.

                  지난해는 <생활 속의 불교>라는 고정제목을 가지고 독자들과 만났다.

               제목 그대로 생활 속에서 꼭 한번쯤은 생각해 보았으면 하는 주제를 뽑아

               소개했다. 부족한 글이지만 읽어주신 독자님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그런

               데 금년에는 <꼭 읽어야 할 『화엄경』>이라는 고정제목을 가지고 여러분을

               뵙고자 한다.

                  『화엄경』은 당나라 시절 80권으로 번역된 한문 경전이 있다. 여기에 청

               량 징관 국사께서 소疏를 붙이고, 이것에 다시 자세하게 초鈔를 붙인 방대

               한 책이다. 조선시대 중기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화엄경』의 ‘경’, ‘소’, ‘초’

               세 종류의 책을 한 데 묶어 목판으로 인쇄해서 천자문千字文의 순서로 책

               을 묶었다. 첫째 책에 천天이라는 글자를 메겼고 마지막 책에 관官이라는

               글자를 메겼으니 모두 78책이 된다. 승려 교육의 고급반 교재이다.

                  78책 중에서 앞의 8책(천天, 지地, 현玄, 황黃, 우宇, 주宙, 홍洪, 황荒)은 『화

               엄경수소연의초』의 서문에 해당하는 소위 『현담懸談』이다. 책의 서지적 형

               태가 본문 앞에 달아 붙인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렇게 이름 붙인 것인데,

               한편 그 내용이 매우 심오하여 『현담玄談』이라고도 부른다. 『현담』은 불교

               교리를 종합한 책으로, 교과서적 성격도 있다. 필자는 이 『현담』 덕에 불교

               교리 전체는 물론 『화엄경』의 내용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

               서 <월간 붓다>의 지면에, 불교를 전공하지 않는 일반 독서인들에게도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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