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6 - 월간붓다 2020년 1월호 (Vol 3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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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읽어야 할 『화엄경』 (1)





                    마가다국 보리수 밑에서도, 황금빛 찬란한 몸을 보이시네.




                 이 게송은 점안식 때에 쓰는 염불의 하나인데, 조선 현종 1661년에 간

              행된 『오종범음집』의 <점안의문>에 실려 있다. 거기에는 법신 비로자나불,

              보신 노사나불, 화신 석가모니불, 3신불身佛 가영歌詠이 모두 소개되어 있

              다. 보광사 대웅전 주련은 ‘원만보신 노사나불’을 찬송하는 가영이다. 법당

              의 주련과 모셔진 부처님과는 밀접한 관계가 있으니, 보광사의 주불主佛은

              보신 부처님 상이었음이 증거 된다. 물론 『화엄경』의 교학체계를 이해하지

              못하고는 이 주련의 뜻을 알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화엄경』은 모두들 어

              렵다고 한다. 거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첫째는 글의 분량이 방대하기 때문이다. 한문으로 번역된 것으로 60권

              짜리도 있고 80권짜리도 있다. 1968년 80권짜리 한문을 한글로 번역하여

              <한글대장경>에 실은 봉선사 운허(1892-1980) 스님의 번역은 200자 원고

              지 약 8,828매에 달한다. 요즈음 보통의 책은 1쪽에 원고지 3.5매가 들어

              가니, 약 2,520쪽의 책이 된다.

                 둘째는 내용이 깊고 방대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기본적으로 역사상

              의 석가모니불 당시 제자들과 주고받았던 중요 내용들이 총 망라되어 있

              다. 거기에다 그 부처님이 입멸하신 뒤 승단이 분열되면서 잘못 이해된 불

              교사상 고쳐 읽기가 보태졌다. 이런 이유 등으로 어렵게만 느껴졌다.




                 4.

                 그러면 이렇게 어려운 데도 왜 그토록 『화엄경』이 널리 퍼졌고, 경 중의

              왕으로 받들어졌을까? 대답은 간단하다. 『화엄경』이야말로 부처의 가르침

              을 정확하고도 총체적으로 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엄경』의 이름 앞에

              는 ‘일승원교一乘圓敎’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즉 ‘일승원교대방광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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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경’이 그것이다.
       꼭
                 ‘일승’의 뜻은 『화엄경』의 성격을 잘 드러낸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중생
        읽어야
              들을 사바세계에서 열반의 세계로 운송하는 ‘수레(乘)’이다. 그런데 불교
        할
        화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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