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2 - 월간붓다 2021년 7월호 (Vol 4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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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카페 31 / 불국사 ‘불국다원’에서
었다. 역사의 자리에는 바람도 범상치 않다. 서라벌이어서 그럴까. 가로수
잎을 흔들고 가는 바람의 속살까지 신라의 숨결이 그물처럼 엮어져 있는 듯
하다.
볼 것이 많아서 기대치가 높은 곳, 한 곳을 몇 번 답사하더라도 풀어야 할
숙제가 남겨지는 곳, 역사와 문화를 단번에 이해할 수 있는 길이 쉽지 않은
곳, 매력적인 이야기가 담긴 곳에 발길이 멈추면 눈길 머무는 곳마다 문학적
상상력을 끌어올리게 되는 곳이 서라벌이다. 역사를 이해하는 것은 학창시절
이나 지금이나 서툴고 부족함뿐이다. 그나마 나이가 들어가면서 새로운 아름
다움을 자꾸 발견하고 거듭 감탄할 수 있음이 다행이다. 겉으로 보는 역사와
역사 속겹을 보는 눈이 생기면서 아름다움을 이해하는 결이 달라지고 있는 증
거라 본다. 그러나 솔직히 여전히 객관적 탐구력을 가진 미학 능력이 부족하
여 감성적 미학에서 그치는 수준이 부끄럽기만 하다. 특히 불국사 도량에 들
어서면 미약한 불심과 더 미약한 미학수준이 완연히 드러남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세계인들은 우리 문화와 불교건축 양식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이며
살펴보고 조사를 하며 여행을 하건만 정작 우리 문화의 위대함에 무관심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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