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9 - 월간붓다 2018년 03월호 (Vol 36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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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의 과학
모두 적용시킨 포괄적 심리치료법이다. 2000년경 미국에서 시작해 세계로 확산되고 있으며, ‘마
음의 문제’를 있는 그대로 ‘수용(Acceptance)’하고 타협해 심적 변화를 모색하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이 세 가지 불교 명상 기반의 심리치료법에는 수행의 개념만 부각된 측면이 강하다. 새 47
로운 치료법이 개발될수록 환자의 증세를 호전시키는 데 효과적이라는 사실은 이미 임상을 통해 월 간 다 붓
밝혀졌다. 그러나 심리학자들은 수행의 개념만으로는 완치까지 가기에 부족하다는 사실을 깨달
았다. 학자들은 치료에 더욱 진전을 보이려면 치료자와 환자가 치유적 관계 내에서 서로 ‘마음의 3 호 월
상처’를 공감하는 정서적 교류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연구를 통해 알게 되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서양 심리학계는 ‘자비(compassion)’를 주목하기 시작했고, 영국의 폴 길버
트 박사에 의해 2010년 ‘자비초점치료(Compassion-Focused Therapy; CFT)’가 제창되었다. 명상 기
반 치료법인 ‘수용전념치료(ACT)’와 자비를 바탕으로 탄생한 ‘자비초점치료(CFT)’가 융합해 새로운
심리치료의 장이 열린 것이다.
“자비는 인간의 괴로움에 대한 강력한 해독제”
‘수용전념치료(ACT)’와 ‘자비초점치료(CFT)’의 융합으로
새로운 심리치료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자비의 과학』은 ‘수용전념치료(ACT)’에 과학적인 방법으로 자비를 연구해 고안된 ‘자비초점치
료(CFT)’를 더한 새로운 개념의 치료법을 제시한다.
내용의 중심이 되는 수용전념치료의 의미를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수용에 해당하는
‘Acceptance’는 뜻 그대로 받아들임을 의미한다. 전념의 ‘Commitment’는 위탁, 공약, 책임, 실
행 등 다양한 사전적 의미가 있으나 여기서는 ‘목표를 공유하여 실행해 가는 것’이라는 개념이 적
절하다. 끝으로 ‘Therapy’는 치료를 말한다. 심리학계에서는 보다 쉽게 A=accept, C=choose,
T=take action (수용하다 – 선택하다 – 실행하다)로 표현하기도 한다.
이를 바탕으로 수용전념치료를 설명하면, 먼저 A의 accept(수용하다)는 환자가 자신의 고통과
불안으로부터 도망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을 가리킨다. 하지만 이를 치료하려 하
거나 증세를 부정하려 하지 않고 드러내는 데 특징이 있다. 다음으로 C의 choose(선택하다)는 환
자 자신의 욕구나 기분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에게 가치 있는 것을 선택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
고 T의 take action(실행하다)은 환자 자신이 선택한 것을 실행하는 실천이 뒤따른다.
이처럼 수용전념치료는 환자가 선택한 것을 실천하도록 하는 치료법이라는 점에서 매우 적극
적인 심리요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수용전념치료는 행동주의 심리학 범주에 포함된다. 이
에 비해 ‘자비초점치료(CFT)’는 발달심리학, 정서신경과학, 불교 실천 철학 및 진화 이론에서 출
현했다. 이 둘은 서로 궤를 달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용적으로 많이 중첩되어 있고, 서로 보
완하는 작용을 하고 있다.
자비초점치료는 수용전념치료 실무자와 환자에게 자비심을 함양시키고 심리적으로 유연해지
도록 만든다. 수용전념치료에 자비의 개념이 중요한 이유는 환자가 자신의 증세를 수용하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