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0 - 월간붓다 2018년 04월호 (Vol 36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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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불교



                 자연은 일종의 법칙이다. 자연은 일부러 애쓰지 않고 꾸며 만들어 내지 않는다. 무릇 이치에
               합당한 도리라면 모두 자연이라 한다. 부처님께서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깨달았던 우주의 진리
               인 ‘연기성공緣起性空’은 사실 우주의 ‘자연’ 법칙이라 할 수 있다.
                 자연은 하나의 ‘원圓’과 같다. 좋은 인연은 선한 과보를 가져오고, 나쁜 원인은 악한 과보를 초
               래한다. 인과는 처음과 끝이 없이 계속 이어진다. ‘인과업보’는 불교의 진리이다. 부처님은 우주
               진리를 깨달은 자이며, 부처님께서 밝힌 교의 또한 자연계의 움직임을 해석하는 참된 이치이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 항상 말씀하시는 ‘법이여시(法爾如是: 있는 그대로)’ 역시 자연스럽고 본연의
               모습 그대로이며, 억지로 강요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불교는 줄곧 자연을 추구해 왔으며, 인심과 인성을 중시해 왔다. 예를 들어보자. 부처님은
               환희에 차 지극히 고요한 숲에서 천천히 경행을 하셨고, 조용한 자연 가운데에서 깊은 명상에

               잠기곤 하셨다. 아난존자는 숲에서 습정(習定: 미세한 명상 상태)에 들 때 면란(面然: 얼굴이 활활 타고
               있어 ‘면란’이라 부른다)이란 아귀를 보고 구해주고 싶다는 공空의 이치를 깨달았다. 또한 선종의
               조사들은 자연생활을 숭상했다. 숲 또는 물가에 살며 말과 마차의 시끄러운 소리를 멀리하고

               속세의 혼탁함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사상적으로 거리낌이 없이 자유롭게, 세속을 벗어
               난 듯 자유롭게, 어디에도 얽매임 없이 마음 내키는 대로 유유자적하였으니 이것은 정신적인
               자연이다.
                 ‘자연’은 즉 조화이다. 부자연스러우면 분란을 초래하게 된다. 어느 고덕古德 스님의 “어긋남
               과 순종함이 서로 다투면 이는 마음의 병이 되나니......”라는 말씀처럼, 탐욕과 성냄, 어리석음,
               교만, 질투 등이 마음호수(心湖)를 뒤집어놓으면 인간에게는 번뇌와 근심이 생겨난다.
                 불교에서는 ‘연기연멸緣起緣滅’에 따라 자연스럽게 순응하라고 가르친다. 불교의 수행자는 생
               활 속에서 있고 없고, 귀하고 가난하고, 좋고 나쁘고, 얻고 잃고 등을 있는 그대로 봐야 한다.
               부처님의 “인연이 있어 세상에 나셨고, 인연이 다해 입멸하셨네. 오는 것도 중생을 위해 온 것
               이고, 가는 것도 중생을 위해 가시네!”라는 게송처럼 모든 것에 순응하는 것이 자연이다. 자연
               에 순응하면 번뇌와 고통 가운데 머물지 않을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신심이라는 환경을 보호하
               는 것이다.
                 불교는 환경보호 의식이 깊은 종교이다. 내적으로 마음의 환경보호는 물론 외적으로 생태계
               의 균형까지도 중시한다. 산림, 계곡, 생태, 동물 등의 보호에 관심이 많다. 환경보호를 가장 잘

               실천하는 곳이 바로 불교의 서방극락세계이다. 아미타불은 환경보호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아미타불의 극락정토는 바닥이 황금으로 덮여 있고, 7가지 보석으로 장식된 탑과 일곱 겹의
               난간이 지극히 장엄하며 청정하다. 공기오염과 수질오염이 없을 뿐만 아니라 소음, 독가스, 폭
               력, 원자력 등의 공해도 없다. 그 안에 사는 사람은 옷을 생각하면 옷을 얻고, 음식을 생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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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면 음식을 얻는다. 모두가 자연적인 생활 속에서 편안하고 즐겁게 생업에 종사하도록 하는 것
      불 교 인 간
               이 중요한 목표이다. 자연에 순응해야만 우리의 마음은 해탈을 얻고, 우리의 생명은 자유로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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