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2 - 월간붓다 2018년 04월호 (Vol 36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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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생활





                    무릎관절염, 정말 연골이 닳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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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상돈
                             한의학 박사|전 원광대학교 한의대 외래교수|햇살고운 한의원 대표원장







                 한의원에 가장 많이 오는 환자들 중에 하나가 무릎관절염 환자다.
                 60세 이상 연령층에는 무릎이 아프다는 분들이 정말 흔하다. 환자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부

               분 연골이 닳아 뼈끼리 부딪쳐서 통증이 악화된다고 믿고 있다. 엄밀히 따져보면 이는 틀린 말
               이다. 우리 몸이 아픔을 느끼기 위해서는 혈관과 신경이 분포되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연골에
               는 혈관과 신경이 없다. 연골 바로 아래 뼈 조직도 없기는 마찬가지다. 뼈가 부러지면 아픈 이
               유는 뼈에서 통증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뼈를 덮고 있는 골막이 찢어져서다. 이는 골막에 신경
               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혈관과 신경이 없는 무릎에서는 연골이나 뼈가 닳아서 아픔을 느낄
               수 없어야 한다.


                 연골을 강화시켜준다는 글루코사민이나 연골주사는 효과가 있을까? 미안한 이야기지만 이런
               근거를 기초한다면 그렇지 않다. 혈관이 없는 연골은 재생될 수 없다. 그래서 연골주사를 맞고
               닳아 없어진 연골이 재생된다는 것 또한 실제와 다른 이야기다. 무릎관절에 있는 연골은 어지
               간해서 닳아 없어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00세를 살아도 연골을 너무 많이 써서 닳아
               없어진다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다만 연골이 줄어들 수 있는데, 나이 들면 허리 디스크판이 줄
               어서 젊었을 때보다 키가 줄어들 듯이 무릎연골 또한 수분함유량이 줄어 쪼그라들 수 있다.



                 실제 무릎 퇴행성관절염 환자들 중에는 무릎 연골이 정상인 경우가 훨씬 많다. 그런데 왜 걸
               으면 무릎이 아프고 날씨가 찌뿌둥하면 무겁고 쑤시며 날궂이를 하는 것일까? 궂은 날에는 연
               골이 더 닳기라도 하는 것일까? 무릎이 아픈 근본적인 원인은 연골이 아닌 염증 반응이다. 이
               미 소염진통제를 먹어본 경험이 있는 분이면 바로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약을 먹으면 통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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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감소하는 이유가 바로 통증의 원인이 염증이라는 뜻이다. 그 처방은 연골에 어떤 조치를 취
      한 건 강
               한 게 아니라 염증을 낮추는 치료를 했을 뿐인데 통증이 완화된다. 이 약으로 무릎통증이 덜해
        생 활    지다가 약기운이 떨어지면 다시 아파온다. 연골에 어떤 치료행위를 한 게 아니라 소염진통제로
               일시적으로 염증을 해소하여 그때만 잠시 통증이 덜해지는 것이다. 소염진통제는 찬 성질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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