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4 - 월간붓다 2024년 4월호 (Vol 43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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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배우는 불교
되는 나무다. ‘보리수를 찾아 간다’는 말은 기도하러 간다는 표현으로 쓰일 정
도이다.
수 천년을 산다고 알려진 인도보리수는 성장이 빠르다. 줄기는 어릴 적에
는 부드럽고 희미한 가로줄 무늬가 있다. 나이가 들면서는 조각조각 벗겨져
세로로 홈이 가고 줄기 아래쪽에 지지대가 생긴다. 공기뿌리는 종종 밖으로
빠져나와 다른 식물과 생명을 위한 힘과 안정성, 그리고 쉼터를 더한다.
낙엽성인 보리수는 한겨울에 힘을 떨어뜨린다. 4월에는 새잎이 주홍빛, 구
릿빛, 분홍빛으로 생기 약동하는데, 이것은 많은 수종에서 보이는 특징이다.
곤충을 비롯한 초식 동물은 부드러운 어린잎을 선호하므로 잎이 충분히 질
겨질 때까지 그 안에 값나가는 초록색 엽록소를 투자하지 않는 나무가 많다.
갓 만들어진 잎이라도 엽록소가 없으면 영양가가 낮아 덜 먹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붉은색은 생산비용이 더 들어도 곤충이 잘 보지 못하므로 먹잇감이 될
가능성이 더욱 낮아진다. 보리수나무의 생존 전략이다.
나무가 성숙해지면서 잎의 윗면은 초록색에 윤기가 돌고 밑면은 좀 더 탁
하고 연하게 변한다. 연두색의 두드러진 잎맥은 강렬한 햇살 아래 근사하다.
보리수 잎은 손 크기의 삼각형 또는 하트 모양으로 자란다. 잎은 끝이 두드
러지게 뾰족해지는데 빗물에 무기질이 침출되거나 빛을 독차지하는 군식구
를 달고 있는 대신 빨리 흘러내리게 한다. 잎은 인조 가죽 질감이 나고 길고
유연한 잎자루에 달려 있는데 밤이면 가벼운 공기의 움직임에도 서로 부딪혀
괴기스럽게 재잘대는 특유의 소리를 낸다.
보리수 열매는 다른 무화과속 식물처럼 ‘가짜 열매’ 안쪽에 수많은 꽃이 피
는 과육성 꽃턱으로 구성되고 작은 말벌이 꽃가루받이를 한다. 열매는 구형
에 가깝고 자루가 없이 가지에 직접 붙어 있으며 연두색에서 짙은 보라색을
거쳐 완전한 검은색으로 익는다.
보리수 열매는 체리 크기로 맛은 없어서 사람들은 흉년에만 먹었다. 찌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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